한때는 ‘콜레스테롤 덩어리’, 지금은 ‘완전식품’
계란은 늘 식탁 위에서 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하루에 한 개 이상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상식처럼 받아들여졌지요.
하지만 최근 영양학 연구들은 이런 통념을 서서히 뒤집고 있습니다.
하버드 의대와 메이요 클리닉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이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아니라는 결론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즉, 계란을 먹는다고 해서 곧바로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대신 총 섭취 열량, 포화지방, 가공육, 단당류의 섭취량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제 계란은 다시 ‘단백질의 황금비율을 가진 완전식품’으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계란 한 개에는 약 6~7g의 고품질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비타민 D, 콜린(choline), 루테인, 제아잔틴 같은 항산화 물질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특히 눈 건강과 뇌 기능,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다양한 연구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몇 개까지 먹어야 할까요?
이 질문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2023년 미국심장협회(AHA)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한 개 정도의 계란 섭취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의 대규모 연구에서도 주 7개, 즉 하루 한 개 이내의 섭취는 심혈관 질환 위험과 유의미한 관련이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반면, 당뇨병이 있거나 지질 대사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경우에는 하루 한 개 이하로 줄이거나 흰자 중심으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계란 자체보다는 함께 먹는 음식, 예를 들어 베이컨이나 버터, 튀김용 기름 등이 심혈관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계란을 제한해야 하는 이유는 계란 자체 때문이 아니라, 계란을 둘러싼 식습관 때문이라는 것이 최신 영양학의 시각입니다.
연구가 말하는 ‘적정 섭취 기준’
전 세계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1~2개 또는 주 5~7개 이내는 안전합니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분들은 하루 1개 미만, 흰자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활동량이 많은 성인이나 운동선수는 단백질 보충을 위해 하루 2개 정도까지 섭취해도 무방합니다.
포화지방 섭취가 많은 식단을 유지하는 경우, 계란을 먹을 때는 다른 지방식품의 양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절대적인 “하루 몇 개”의 기준보다는 하루 전체 식단의 균형이 훨씬 중요합니다.
하루에 두 개를 먹더라도 튀기지 않고 채소나 통곡물과 함께 섭취한다면, 계란은 충분히 건강한 음식이 됩니다.
건강하게 먹는 방법
계란의 영양 가치는 조리 방법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름에 튀기듯 굽는 프라이보다는 삶은 계란이나 반숙, 수란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이렇게 조리하면 단백질 변성이 적고, 불필요한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아침 식사로 계란을 먹으면 단백질과 콜린이 함께 작용해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므로 과식을 방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노른자에는 루테인과 제아잔틴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눈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노른자를 무조건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특정 질환이 있거나 혈중 지질 수치가 높은 분들은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트렌드, ‘기능성 계란’의 등장
최근에는 단순한 신선도뿐만 아니라 사육 환경과 영양 균형에 초점을 맞춘 기능성 계란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충하초나 허브 성분이 함유된 사료를 먹인 닭이 낳은 계란은 항산화력과 면역 균형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리미엄 계란은 단순한 식품을 넘어, 건강을 관리하는 일상적인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계란을 고를 때 “닭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가”, “어떤 사료를 먹었는가”를 함께 고려합니다.
결국 “좋은 계란은 좋은 환경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닭의 건강이 곧 우리가 먹는 계란의 품질을 결정하는 셈입니다.
결론
이제 계란은 ‘먹어도 될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얼마나 균형 있게 먹을까?’의 문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 한두 개의 계란은 오히려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 유익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음식이 그렇듯, 중요한 것은 균형과 다양성입니다.
채소, 통곡물, 견과류와 함께 섭취한다면 계란은 여전히 ‘하루 한 알의 건강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